초록주의(녹색주의)

풍요가 기아를 낳는다

-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를 읽고

 

  풍요는 기아의 어머니이며, 인구 증가는 기아의 아버지이다. 장 지글러는  기아가 육류 소비, 전쟁, 자연 환경, 다국적 기업, 도시화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근본적인 원인으로 신자유주의에 의한 세계 금융자본을 요약한다. 그러나 과연 신자유주의로부터 해방되고 설명한 다양한 요인들이 제거되기만 하면 우리는 기아로부터 영원히 해방될 수 있는 것인가?

  먼저 지구의 수용 능력을 보자. 장 지글러는 1984년 생산력 기준으로 지구는 120억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오직 생산력에만 기준을 둔 것으로 환경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오류를 범한 것이며, 또한 석유가 지금처럼 풍부하고 값싼 세상에서만 가능하다. 지구의 수용 능력은 최소치가 1970년 연구로 10억 명, 최대치는 1967년 연구로 122억 명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100~140억 명이다. 그런데 만일 석유가 더 이상 한 방울도 생산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지금 석유 생산량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처럼 석유 의존적인 식량 생산력은 곧 붕괴될 것이다. 석유를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생산력은 25천만~10억 명의 식량만 조달 가능하게 되므로 인구는 1800년대 수준인 현재의 약 1/6만 생존 가능하게 된다.

  최근 세계 곡물 생산량은 소폭 증감을 해가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제한된 생산량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더 생산력이 향상된다고 하더라도 세계 인구가 모두 굶주리지 않으려면 어느 한쪽도 풍요를 누려서는 안 된다. 다른 산업과 식량 생산과의 관계는 차치하고 식량의 문제만 보더라도 한쪽이 풍요로우면 그만큼 다른 한쪽에서 기아에 허덕이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곡물 생산량과 세계 인구로도 한쪽이 풍요를 누리고 한쪽은 기아에 허덕이는데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세계 인구가 안정화 된다는 2050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면 증가하는 인구보다 많은 인구가 기아에 놓이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탄소 발자국을 예를 들면 1인당 2.2ha이며, 지구가 제공 가능한 탄소 발자국은 1.8ha라고 한다. 한 마디로 지구가 수용하기에 인구가 너무 많다. 무엇보다도 먼저 인구가 감소되어야 한다.

  세계 인구의 2%인 농업 인구가 세계를 먹여 살리는 석유 의존의 농업 방식을 버리고, 20세기 이전 60%의 농업 인구는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인구가 농부로 전업해야 되지 않을까? 이는 곧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말이며, 2차와 3차 산업의 인구 감소가 감소되는 관계로 인해 현재 누리고 있는 2차와 3차 산업의 풍요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화학 농업과 기계 농업보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유기농을 하는 소농이 많이 생겨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미국처럼 1파운드의 식품이 약 2,000km 실어날아야 식탁에 오를 수 있다거나, 독일처럼 딸기 요구르트를 먹기 위해서 각 재료들이 총 8,000km를 이동해야 한다면 아무리 넉넉한 생산을 한다 하더라도 이동과 보관에 따른 부패 등의 손실 그리고 막대한 물류 비용 등으로 온전히 분배될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내에서 자급자족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자연 환경의 변화로 유기농 자급자족을 할 수 없다면 기계농과 화학농으로 버티며 환경을 파괴할 것이 아니라 유기농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주하고, 그 지역의 생산력에 맞게 이주나 산아 제한 등으로 인구를 조절해야 한다.

현재의 생산력에서의 문제는 우리의 풍요다.

 

2007년 5월 23일 책읽기모임 때의 발제문입니다.

에코토피아를 찾아서

- ‘새벽의 건설자들발제문

 

  보통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이 꿈꾸는 유토피아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공상 과학 영화 같은 곳에서 보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물질적 풍요와 기계에 의한 편리성에 의존하는 세상이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리거나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모든 사람과 생명에게 그리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자정 능력 안에서 유한한 자원을 절제하며 사용할 때만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유토피아는 에코토피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과거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업화로 물질문명이 비약적 발전하였음에도 그로 인해 촉발된 황금만능주의 때문에 자연과의 분리, 영성의 파괴, 인간관계의 단절 및 인간성  상실 등에 회의를 품고 대안사회로서의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이런 공동체는 대체로 크기가 작지만 구성원 수와 운영 방식 등이 다양하고, 일반적으로 영성과 농업을 기반으로 자급자족 형태의 공동 운영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비주류적 종교나 지나친 성적 자유 등을 갖기도 해 주류적 정서와 관념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함께하기에는 어려움도 있다.

  어느 시대에나 주류와 비주류는 있어 왔다. 진정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주류가 없는 비주류만의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혁명적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모든 사람들의 정서와 관습, 관념, 신념 등을 한꺼번에 일시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엄청난 폭력적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에코토피아는 비주류를 위한 에코토피아였다. 그러나 지금 생태적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는 주류를 위한 에코토피아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정서와 관념에 다가가는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없다면 공동체는 비주류를 위한 비주류의 공동체일 뿐 진정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에코토피아를 굳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해 왔고 또 새롭게 시도해지고 있는 방식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미 우리 조상들은 품앗이, 두레, 계 등을 통하여 공동체 생활을 해왔으며, 지역 내에서 자연순환적인 자급자족을 해온 농경사회를 이루며 살아왔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에코토피아는 비주류적 성향을 띤 소수자들이 만드는 공동체가 아니라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아왔던 모습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우리 조상들이 살아왔던 자연과 이웃과 함께하는 삶과, 다양한 공동체들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현대의 물질문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주류를 위한 에코토피아가 절실하다. 먼저 그런 주류적 에코토피아를 이룩한 후에 차츰 더 다양성을 갖춘 비주류들만의 에코토피아들로 분화해 나갈 때 진정한 에코토피아가 일구어질 수 있지 않을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생명운동공부모임에서 발제한 내용입니다. ^^

어제 집에서 사무실에 나오러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역광에 은행잎들이 바람에 쏟아져 날리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이미 바람은 멈추고 지하철 시간에 쫓겨 그냥 은행잎만 찍었다.^^;

한때는 항상 사진기를 갖고 다니며 결정적 순간이 오면 언제든 찍을 수 있는 준비를 했지만 요즘은 왠만한 것은 스마트폰으로.

비록 한계가 많지만 그럭저럭 쓸만한데 스마트폰이 오래 되다 보니 바로 사진도 작동이 되지 않아 결정적 순간을 놓쳐 버린 것이다.--;

아무튼 올가을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사진을 찍어 두었다.

아~ 가을이여, 내년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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