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 것, 그것이 권력이다."
- 한나 아렌트
권력이란 말은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인과적 관계로 이해되고 있다. 에고(Ego)가 권력에 근거하여, 타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특정 행동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 권력은 에고에게 타자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관철하는 능력을 준다. 따라서 에고의 권력은 타자의 자유를 제한하며, 타자는 자신에게 낯선 에고의 의지를 참고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이런 통상적 이해는 권력이 갖는 복합성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권력의 행사는 저항을 분쇄하거나 복종을 강요하려는 시도만으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 반드시 강제라는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 권력이란 무엇인가/한병철 지음/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2012.3.20/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