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행복한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 하워드 가드너

지금은 사라진 우리나라 최대 재개발 지역
난곡마을의 어린이들이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들의 꿈도 하늘을 날 때가 있겠죠.

이 아이들은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돈, 명예, 권력을 얻을 것이라고요.
아니 단지 자신이 만든 비행기가
잘 날기 바랄 뿐일 것입니다.
어쩌면 사는 건 그게 정답일지 모릅니다.
너무 미래만 바라보며 현재를 희생하는 것도
왕년엔 어쨌느니 하면서 과거에 묻혀 사는 것도 아닌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며,
거기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현재에 불만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미래에도 만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즐거워하는 이 아이들처럼요.


지금 비행기를 날리려고 웃고 있는
이 어린이의 미래도 항상 밝았으면 합니다.
비 개인 하늘처럼요.

옛날에 한 스님을 알았었다.
3년간 묵언을 하며 기도만 한다는...
처음에 나는 이 스님의 옷에 '묵언'이라고 쓴 천 조각이 붙어 있어
법명이 '묵언'인 줄 알았다. ^^;
그런데 그 스님이 어느날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평소 먹지도 않던 술을 마시고 그만 묵언을 깨뜨리고 만 것이다.
스님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덕분에 난 그 스님의 구수한 말 소리와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
"스님은 무엇을 위해 묵언까지 하면서 기도하세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해서지."
'열반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원해서라구...
그런데 기도만 한다고 사람들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스님에게 묵언을 하며 기도하는 것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스님은 대답이 없었다.
분명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게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이 방법만이 옳다는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웃음을 줌으로써,
어떤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발명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사람들 마음을 평온하게 함으로써...
나도 그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한다고 했지만
과연 나는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을 행복해지게 할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나는 아직도 그 스님만큼도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방법의 다름에 대해서 차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나를 차별하고 있다.



타인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일까(?)

처마 밑에 떨어진 아직 깃털도 나지 않은 어린 새 주위로 개미들이 몰려들었다. 아기 새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개미들한테는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생태계에 절대 불행이라든지 절대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로섬의 경제학이 적용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다른 생명체와 제3세계 사람들 그리고 다음 세대의 몫을 빼앗아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생태계 파괴와 환경 오염의 피해가 지금 당장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몫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누구에게인가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행복을 바라지 않을 수도 없고 나의 불행을 통해 타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던가 타인의 불행을 통해 나의 행복을 추구할 수 없다. 더더구나 타인을 불행의 궁지로 몰아넣고 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생태계는 상호작용을 하며 순환하는 구조를 가졌다. 절대 불행이나 절대 행복이 없듯이 영원한 불행도 영원한 행복도 없는 것이다. 그런 순환 구조에서는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 균형을 깨고 있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물질적 풍요를 통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절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생태계가 자정하고 스스로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는 물론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 절대 불행을 안기는 위험한 행동이다.
우리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일줄 알아야 한다. 나의 행복을 나누고 남의 불행을 함께 덜어낼 줄 알아야 한다. 불가능한 절대 행복을 쫓아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작은 행복이라도 나누어 더 크게 누리고 큰 불행을 함께 덜어주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지나친 욕심을 부끄러워 할 줄 알고, 타인의 불행을 나의 행복이 아니라 나의 불행으로 받아들이고 나의 행복을 타인의 행복으로 만드는 세상, 그런 세상을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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