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가는 아직 녹색당의 19대 총선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아무도 개인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작성한 평가임을 알려드립니다.
정당별, 지역별 득표 결과만을 알 수 있어서 연령별, 직업별 등의 사항은 고려되지 않았고 서울녹색당 운영위가 오늘 열리고 녹색당전국위원회 차원의 평가가 토요일 있을 예정이어서 급하게 작성되어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니 양해해 주시고 표현상의 잘못에 오해 없었으면 합니다.
1. 총평
진보신당 - 전국 1.13%(242,995표), 서울 1.47%(67,826표), 경기도 1.03%(49,659표)
청년당 - 전국 0.34%(73,172표), 서울 0.48%(22,233표), 경기도 0.30%(14,635표)
녹색당 - 전국 0.48%(표), 서울 0.61%(28,226표), 경기도 0.57%(27,699표)
진보신당의 경우 당권자가 10,000명 정도에 23명(서울 6명)의 지역 후보가 나왔고, 청년당의 경우 당권자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역 후보 3명(서울 2명)이 나왔으며, 녹색당의 경우 3,800명 정도의 당권자에 지역에서 2명의 후보가 나왔습니다.
역량적인 측면에서 녹색당은 진보신당의 1/3~1/5 수준으로 진보신당보다 결과가 좋았지만 청년당에 비해서는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이는 녹색당이 진보신당에 비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진보신당이 못한 결과입니다. 7억원 정도의 선거 비용을 국고로 지원받고 후보가 나온 어느 지역의 경우 자원 선거원은 물론 유급 선거원 수십 명을 두고 선거 차량 2대까지 둔 상태였지만 지역 당원들의 참여가 거의 없었습니다. 진보통합 논의 과정에서의 분열과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라는 대표적인 정치인이 탈당한 상태에서 당력이 많이 쇠약해졌고 비정규직 투쟁을 빼고는 관심을 살만한 정책과 활동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온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하여 청년당은 조직 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선전한 것은 바로 정책의 승리하고 할 수 있습니다. 청년층인 대학생들의 당면 문제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 때문에 역량에 비해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녹색당은 탈핵을 중심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보여준 탈핵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이끌어내지 못했고 서민들의 생활 당면의 문제와 밀착된 정책을 대표로 내놓지 못했습니다. 탈핵을 포함한 생명과 생태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전반적인 지지층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보여준 것에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예상 득표율에 대한 평가
녹색당 선대위의 3~5% 득표와 달리 개인적으로 녹색당의 득표율은 잘하면 1% 내외, 엄청 잘하면 2% 내외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역량만큼 득표를 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의 근거는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은 노회찬과 심상정 두 간판 스타를 내세우고도 전국은 지역후보 33명에 2.94%(504,466표), 서울은 지역후보 13명에 4.04%(148,363표), 경기도는 지역후보 4명에 3.25%(116,386표)를 얻었으며, 19대 총선에서는 3월 말경 지지율 조사 결과가 1.6%로 3% 득표를 내세웠지만 실제 2%를 넘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색당의 역량이 진보신당의 1/3~1/5 정도여서 잘해야 1%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하지만 녹색당 선대위에서는 어떻게 3~5%의 목표치를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메일 등을 통해 많은 지지층과 지지 단체와 사람 수까지 언급했는데 저는 그 근거가 너무 황당했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 단체나 채식 단체 등 단체의 성향을 알지도 못하는 상태였으며, 회원들의 의견을 모은 지지도 아니었고, 정회원이 아니라 인터넷 회원수에 근거한 것은 중대한 실수인 것 같습니다.
3. 지역별 득표율에 대한 평가
(1) 지역 후보 득표율
박혜령 후보 - 영양, 영덕, 봉화, 울진 2.93%(2,300표)
영양 3.02%(314표), 영덕 4.61%(1,010표), 봉화 2.38%(459표), 울진 1.92%(517표)
구자상 후보 - 해운대구 기장을 2.34%(1,099표)
후보가 나온 지역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그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해 보지 못했지만 녹색당 선대위에서 보고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10~20% 정도는 무난히 득표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탈핵을 대표 정책으로 내세우면 당선 가능성이 있고 득표율을 많이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것은 분명 실패한 선거 전략입니다. 그리고 실제 후보가 나온 두 지역에서 그만큼의 득표율이 나오더라도 전국적인 득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2) 비례 후보 득표율
① 서울 - 0.61%(28,226표)
최대 지역 - 종로 0.96%(774표), 마포 0.95%(1,677표), 서초 0.78%(1,539표), 성북 0.76%(1,607표)
최소 지역 - 구로 0.44%(458표), 금천 0.44%(882표), 노원 0.49%(1,365표)
② 경기도 - 0.57%(27,699표)
최대 지역 - 과천 2.94%(1,029표) , 의왕시 0.82%(561표), 고양시 일산동구 0.77%(900표), 성남 분당 0.74%(1,699표), 군포시 0.72%(926표), 수원시 장안구 0.69%(841표)
최소 지역 - 연천 0.22%(45표), 포천 0.25%(151표), 여주 0.26%(99표), 가평 0.30%(77표)
③ 경상북도 - 0.46%(5,418표)
영양 2.35%(237표), 영덕 2.56%(545표), 봉화 1.36%(253표), 울진 1.55%(401표)
④ 부산 - 0.39%(6,105표)
기장군 1.63%(730표)
⑤ 경상남도 - 0.40%(5,883표)
밀양 0.85%(421표)
⑥ 충청남도 - 0.39%(3,157표), 진보신당 0.74%(5,998표), 청년당 0.18%(1,502표)
홍성 1.28%(481표), 진보신당 0.54%(205표), 청년당 0.23%(88표)
⑦ 대구 - 0.54%(5,561표), 진보신당 0.90%(9,160표), 청년당 0.45%(4,607표)
투표 결과가 보여준 것은 지역 후보가 있는 곳과 지역 활동이 높은 곳 그리고 진보 성향의 정당이 그렇듯이 중상층 지식인이 사는 지역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핵을 중심 정책으로 하고 그 대표적인 현장인 영덕에서 후보가 나왔음에도, 탈핵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밀양 지역에 조직적으로 결합했음에도 득표율은 예상과는 달리 너무 저조했습니다.
이는 녹색당의 앞으로의 중심 정책과 활동 방향이 전혀 다른 틀로 움직여야 녹색당이 생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환경생태는 아직도 중상층의 지식인과 소수인 생활 초록파를 빼놓고 하루하루의 생활에 바쁜 서민들에게는 배부른 사람들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4. 선거 과정에 대한 평가
(1) 선거 참여와 결과에 대한 책임 문제
선거 참여 과정에 대한 충분한 당원 의견 수렴 없이 권한이 위임된 상태에서는 위임 받은 사람들이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울 녹색당의 경우 제가 접촉한 대부분의 당원들은 녹색당이 아직 조직의 체계가 정립되지 않았고 활동 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너무 급박하여 일부 절차가 무시된 상태에서 선거에 일정에 맞춰가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했습니다. 선거에 참여하기보다는 녹색의 가치에 맞게 서로 합의하며 서서히 지역 활동부터 튼튼히 다져나가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만일 권한이 위임되지 않았다면 상당한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어찌되었든 우리가 올바른 정치 조직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책임을 누가 어떻게든 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정치 조직은 권한의 한계를 정확히 하고 권한 행사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잘못된 일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선례가 되어 조직의 존립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2) 후보의 문제
선거 운동 중이라 표면화시키지 않았지만 녹색당 후보들의 검증에 대한 당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민주통합당의 김용민 후보의 막말에 대해 사퇴를 권고했지만 녹색당의 후보에 대한 검증 절차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추후 논의하겠지만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는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김용민 후보 사퇴 성명서 절차상의 문제
녹색당에는 저처럼 처음 당적을 가진 분들이 가장 많겠지만 한나라당에서부터 시작하여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등에서 활동한 분들도 상당합니다. 거의 모든 정당을 거친 분들도 있죠. 그런데 한나당에서 일했던 분이 성명서 발표가 절차상 한나라당에서조차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려 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반발이 있으므로 앞으로 논의될 것입니다.
(4) 언론 홍보와 당원들의 선거 운동의 효과
나름 우리 쪽의 언론인 경향,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많이 보도가 되고 많은 분들이 열심히 활동해 주셨는데 그 효과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진보 언론들이 우리 당만 열심히 보도해 준 것도 아니고 주류 언론에서 계속 보도되지 않는 한 어차피 진보 성향의 사람들이 투표해 주는데 이들은 자기 성향이 뚜렷해서 쉽게 정치적 성향이 바뀌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현수막과 선거 운동 문구 역시 서민들이 당면한 생활 문제와 피부적으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표로 연결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5. 총선 이후 녹색당 재창당과 활동 방향
과거 4대강사업반대 서명 운동과 소송인단 등을 통해 생태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들이 제가 파악하기로는 10,000명 정도입니다. 탈핵에 관련된 소송인들도 대부분 이 수 안에 포함될 것입니다. 이 분들이 모두 녹색당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녹색당을 적극 지지하는 분들입니다.
녹색당 당권자가 현재 4,000명 정도이고 그중 진성 당원이 1,000명(특별 당비를 낸 당원을 기준)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 상태에서 현 100,000표는 단지 녹색당을 찍은 표라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나라 생명평화와 생태환경 진영에서 최대한 모을 수 있는 현실적인 숫자라고 판단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사표 걱정을 했지만 실제 주변(대부분 생태 지향성이 있는 분들이지만)에서는 오히려 녹색당 때문에 평소 투표하지 않았지만 투표를 하고 가족 친지는 물론 친구들까지 녹색당에 투표하기를 독려했다고 하니까 생명평화와 환경생태를 가장 중요시 하는 분 10,000명이 100,000표를 모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서민 생활과 밀착한 특별한 환경적인 현안이 이슈(예를 들어 고리 1호기가 폭발한다던가)가 되지 않는 한 이 숫자는 몇 년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식량 자급의 문제가 오일피크에 따른 유가 상승과 맞물려 발생하는 무역 의존의 경제 붕괴와 식량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안이 되기까지는 서민들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녹색당은 정치 조직은 물론 시민단체 활동 등에서조차 아직 실현되지 않은 (직접, 참여)민주주의의가 실현되는 지역 활동으로 당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탈핵을 비롯한 전국적 생태환경 대안 활동은 기본으로 하지만 서민들의 생활과 밀착된 대표 정책으로 승부를 해야 소수의 깃발 정당에서 대중 정당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녹색당의 주인은 운영위원장도 운영위원도 더더구나 사무처도 아닌 당원들입니다. 아니 어찌보면 시민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무처와 운영위원들은 당원들이나 시민들에게 진짜 주인으로 나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도움을 주고 몇몇 사람들이 아니라 당원과 시민들에게 결정권을 줘야 우리 같은 소수 정당이 살아날 수 있으며 또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원하는 녹색 세상은 누가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인 당원 분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어 나가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당원들로 아니, 그렇게 변해가는 당원들로 가득 채워나가는 녹색당이 만들어지도록 모두 힘을 모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