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혁명을 혁명하라!


-피터 칼버트의 ‘혁명’을 읽고


  혁명은 우리에게 어떤 것일까? 어떤 사람에게는 염원의 대상이며, 어떤 사람에게는 위험성과 기대감이 뒤섞인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단지 불순한 대상일 것이다. 현실에 불만족이 누적될 대로 누적된 계층은 급격한 사회 체제의 변화를 통해 불만족이 해결되기를 원하지만 현실에 만족한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 받는 어떠한 변화, 비록 점진적인 변화라 할지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할 것이다. 어쨌든 사람들에게 아니 적어도 내게 혁명은 가슴을 뛰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존재이다.

  역사가는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서 완전한 객관성을 가질 수는 없어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역사의 분석은 단지 학문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의 삶의 변화에 연관을 갖듯이 혁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회적 현상을 언어로 규정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일상적이지 않고 매우 특별한 경우에 드물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면 새로운 외연의 발생에 따라 수시로 그 내포가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려고 해도 거기에는 혁명을 규정하려는 사람들의 염원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프랑스혁명이나 러시아혁명은 우리나라의 동학혁명이나 4.19혁명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어떤 사회 현상을 갖고 우리는 혁명이다 항쟁이다 운동이다 쿠데타다 내전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갖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농업혁명이다 디지털혁명이다 문화혁명이다 사회적 사건이 아닌 다른 변화에도 혁명이라는 말을 붙이길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확실히 사람들은 혁명을 긍정적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위로부터이든 아래로부터이든, 엘리트들에 의해 주도되었든 민초들에 의해 주도되었든, 특권층에게 권력이 이양되었든 민중들에게 권력이 이양되었든, 체제의 변화가 어느 정도이든 혁명은 현존하는 사회 체제의 문제점이 누적되어 더 이상 어느 세력들의 불만을 해결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것임을 틀림없는 것 같다. 어떤 역사적 사건을 혁명이라고 부르기를 고집하고 또,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어떤 변화를 염원하는 것이 바로 그 시기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혁명이다.

  혁명은 매어 있지 않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열망하는 것이다. 피터 칼버트와 같은 학자들의 분석이나 정의에 있지 않다. 그들의 연구에 의해 정의된 혁명은 혁명되어져야 한다. 그들이 정의한 혁명은 단지 우리들의 열망과 행동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비폭력의 평화적 혁명, 모든 생명체가 존중받는 혁명,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껴안는 혁명, 모두가 조화롭게 함께하는 혁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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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1일 책읽기모임 발제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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