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플러그를 꼽는 사람들


-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 발제글


모든 사회가 아미쉬 공동체와 같은 공동체 사회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아미쉬 공동체는 지금과 같은 물질 문명의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지금의 문명 안에서 보장된 하나의 탈출구는 될 수 있을지언정 미래 사회의 대안은 될 수 없다고 본다.

우선 근본적인 생태 관점에서 농업 역시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농업이 인간을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키기보다는 인간을 노동의 노예로 만들었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다. 수렵채취 시기 인간은 하루 4시간의 노동력으로 먹을 것을 해결했으며, 남는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예술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류의 수가 자연이 주는 대로 먹고 살 정도로 충분히 적었기에 가능했던 시기이다.

농사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하고 또 많은 아이를 먹이기 위해 땅을 개간해야 하는 생태파괴적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고 한다. 생태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노동 집약적인 농사를 통해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 각각이나 가족 단위의 소집단이 이동하며, 자연을 인공적으로 개간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 내에서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만일 아미쉬 공동체처럼 물질 문명의 기본인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을 거부한다면 전기나 환경 파괴적인 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진 물건 역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단지 현재의 물질 문명 안에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고 선택한 친환경적(발재봉틀 등) 제품이나 마차 등의 친환경적 교통 수단을 사용한다고 해서 물질 문명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마차의 발명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지도 않고 더 문명화 된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완전한 바느질이 아니라 발재봉틀을 이용하는 것은,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것으로 어찌 보면 기회주의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들 수위의 문명 공동체 사회는 커다란 자연 재해를 받는 지역이 아닌 곳이기에, 국가가 그들의 사회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닐까.

다양성을 지향하는 생태적 관점에서도 모든 사회가 아미쉬 같은 가족 제도나 공동체처럼 획일화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되며 공동체만 존재해서도 안 된다. 또한 인간의 다양한 창의성과 지적 호기심도 금지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다양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예술성이 보장되듯이 과학이나 수학은 물론 인류학 등에 대한 지적인 탐구도 보장되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달을 왕복할 수도 있으며 지구를 5개나 필요로 하는 미국 같은 나라가 있는가 하면 환경의 변화가 없는 곳에서는 아직도 구석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종족도 있다. 그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문명이란 어떤 것일까. 어느 것이 더 생태적인 삶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 모든 생명은 어느 한 순간에 머물러 있는 존재는 아닐 것이다. 모든 생명은 다양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 남으려는 역동적인 존재인 것이다.

만일 아미쉬 공동체의 기회주의적(?) 방식이 아니라 양극단 즉, 생활방식은 수렵채취의 구석기적이면서도 첨단 과학을 이용할 줄 안다면, 인류는 가장 생태적이면서도 어떤 환경의 변화(빙하기나 운석 충돌 등)에도 계속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물질 문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는 인류가 종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이다. 물질 문명의 발전이 거꾸로 우리 생존을 위협하게 해서도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다시 플러그를 꼽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을 회복 불가능하게 파괴하면서까지 우리의 편리를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의 자정 능력 안에서 문명을 추구하며, 앞으로 다가올, 다가올지도 모르는 자연의 재앙으로부터 우리의 생존을 지켜나가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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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2일 책읽기모임 발제문입니다. ^^


거꾸로 은행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발제문
 

  부정의 부정은 긍정이 된다. 지금의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면 그라민 은행은 그야말로 거꾸로 가는 은행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의 사회가 거꾸로 가는 사회라면 그라민 은행이야 말로 제대로 된 은행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란 개인의 노력보다는 사회적 구조에 의해 창출된다. 그 구조를 잘못 이용하게 된다면 자신의 노력(노동의 질과 시간)에 비해 수십 배에서 수백 배의 가치를 얻게 된다. 그것을 제로섬의 경제학에서 본다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의 가치에서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노력 이상으로 얻은 가치는 사회적 구조에 의해 얻은 것이므로 당연히 사회에 환원해야 하나 지금의 사회는 오히려 개인의 자유 신장이라며 부당한 가치의 축척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거기다 부자들은 이렇게 얻은 부를 이용해 더 많은 부를 얻으려고 한다. 그것은 갖가지 착취 행위로 나타나게 된다.

  돈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고리대금업이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음식이나 의료 서비스 그리고 생필품을 구할 돈도 돈을 빌릴 곳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한 고리대금업은 가난을 더욱 가난 속으로 몰고 간다. 그래야 부자는 더 부자가 될 수 있으니까.

  은행에서조차 이렇게 무일푼의 가난한 사람들은 소외의 대상이며, 은행은 덜 가난한 사람들의 예금과 세금으로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기 위해 안달이 난 것 같아 보인다. 왜 사회적 구조를 잘못 이용하려는 부도덕한 사람들을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믿는 것일까? 은행은 담보가 신용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담보가 곧 신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부자들의 담보가 부도덕한 부의 축척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부도덕이 신용보다 중요하거나 부도덕이 곧 신용이라는 말인가?

  이러한 의미에서 그라민 은행은 자립할 의지와 계획이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 대출 가능한 최대한 지원해 주는 맨발로 뛰는 가난 구제 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우습게도 우리가 그라민 은행을 칭찬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가난 구제 사업이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라민 은행의 이러한 현실 안에 있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제로섬의 경제 안에서 극빈층의 자립을 대상으로 하는 비주류 경제 활동이라는 점이다. 자본가들이 극빈층의 자립 경제 활동이 자신들의 이익에 크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과연 그라민 은행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또한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을 제대로 도운다고 해도 가난이 계속 재생산되는 사회에서는 2차적인 방법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가난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사회에서 거꾸로 된 은행을 계속 만들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가는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다. 어찌 되었건 그라민 은행이 단지 경제학이 대학 연구실에 머물러 있지 않고 행동하는 지식의 산물이라는 점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희망을 줬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유누스 총재에게 찬사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봄이 오고있습니다. 봄방학이 오고있습니다. 봄방학을 맞아 고산산촌유학센터에서도

봄방학 캠프를 엽니다~ 카페에 지난 캠프때아이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무얼하고 놀았는지 사진과 글이 올라와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누르시면 카페로 이동합니다.)

그럼 환절기 감기~ 따뜻한 미소로 날려보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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