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시인의 마을'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20.01.13 지평선
  2. 2019.02.14 넷째 시간
  3. 2018.11.24 내 마음에 내리는 눈
  4. 2018.08.13 조준된 장난감
  5. 2017.05.07 냉이꽃
  6. 2016.05.19 당신은
  7. 2016.02.14 공고
  8. 2016.01.05 自由地域
  9. 2015.03.11 잃어버린 시간
  10. 2015.02.09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지평선

시인의 마을 l 2020. 1. 13. 18:05

지평선

-조상우

 

내가

서 있는 곳이

누군가에게는

지평선이다

넷째 시간

시인의 마을 l 2019. 2. 14. 11:58

넷째 시간

- 서벌

 

초침은 달리는 말 분침은 달팽이 발.

가는 건지 마는 건지 시침은 부처님 손.

손 얼른 움직이셔야 도시락 먹을 텐데·······

내 마음에 내리는 눈

- 조상우

 

지금 내 마음엔 눈이 내려

너에게 전화를 건다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하얀 소식만 너에게 전한다

네 마음에 눈이 쌓이면

나는 첫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

전화를 끊지 못하고

눈이 올 것 같아

창밖을 보라 한다

서로 만날 약속을 하고

하얗게 거리를 나서면

방전되는 이 기쁨

세상은 온통 눈밭이 된다

조준된 장난감

시인의 마을 l 2018. 8. 13. 11:54

조준된 장난감*

- 에리히 프리트

 

 

1

 

어린이날을 위해

폭탄 대신

떨어지는

장난감

 

시장조사원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큰 감명을 준다

 

그것은 매우 큰

감명을

전 세계에

주었다

 

 

2

 

비행기는 차라리

2주 전에 장난감을

그리고 지금 비로소 폭탄을

떨어뜨렸으면 좋았을 것을

 

----------------------------------

*베트남의 「어린이날」에 미국 비행기들은 얼마 전에 자신들이 폭탄을 떨어뜨려 어린이들을 죽였던 마을 위에도 장난감을 투하하여 주었다.

냉이꽃

시인의 마을 l 2017. 5. 7. 23:00

냉이꽃

조상우



아기는


아장아장


아지랑이 피는


들길을 걷다가


그만 털썩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네


냉이꽃 울음이


들불처럼 번지네

당신은

시인의 마을 l 2016. 5. 19. 17:35
당신은
- 폴 발레리

 

당신이
생각하는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머지않아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공고

시인의 마을 l 2016. 2. 14. 17:30

공고

- 볼커 폰 퇴르네

 

 


수프는 빵에 부숴 넣어져 있음:

우리는 굶주리지 않을 것임.

 

물이 우리의 목에 와 있음:

우리는 목이 마르지 않을 것임.

 

그들은 불과 함께  놀고 있음:

우리는 얼지 않을 것임.

 

우리는 보살펴져 있음.

自由地域

시인의 마을 l 2016. 1. 5. 16:28

自由地域


- 자크 프레베르


군모(軍帽)를 새장에 벗어 담고
새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외출했더니
그래 이젠 경례도 안 하긴가? 하고
지휘관이 물었다
아뇨
경례는 이젠 안 합니다 하고
새가 대답했다
아 그래요?
미안합니다 경례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하고
지휘관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할 수도 있는
법이지요 하고
새가 말했다.

잃어버린 시간

시인의 마을 l 2015. 3. 11. 13:24

잃어버린 시간

- 자크 프레베르

 

 


공장 앞에서

노동자가 문득 발을 멈춘다

화창한 날씨가 옷깃을 당긴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빨갛고 동그란 태양을

하늘에서 미소짓는 태양을

친근하게 바라본다

이봐 태양 동지

이거 바보짓 아닐까

이런 날 하루를 몽땅

사장한테 준다는 건?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엘자 앙리께즈에게

-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다음엔

뭔가 예쁜 것을

뭔가 간단한 것을

뭔가 멋진 것을

뭔가 쓸쓸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 다음엔 그림을 나무에 걸어 놓으세요

정원이나

숲이나

깊은 산 속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말고…

때론 새가 빨리 날아들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먹기까지

오랜 세월 걸리기도 하지요

낙심하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몇 년이라도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요

새가 빨리 날아들건 늦게 날아들건

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하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오거든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새가 들어가거든

붓으로 살며시 새장을 닫으세요

그리고

창살을 하나씩 모두 지우세요

새의 깃털이 다쳐서는 안되니 조심해야죠

다음엔 가장 아름다운 가지를 골라

나무의 초상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런 바람

햇빛 속에서 춤추는 먼지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 열기 속 풀숲의 동물 소리도요

이젠 기다리세요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혹 새가 노래하지 않으면

그건 나쁜 징조이어요

그림이 잘못 된 징조이어요

하지만 새가 노래하면 좋은 징조지요

당신이 사인해도 좋다는 징조지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아서

그림 한 구석에 당신 이름을 쓰세요 

1 2 
BLOG main image
초록주의(녹색주의)
초록주의는 생명을 섬기고 삶을 나눔으로써 평화로운 공존의 사회를 지향합니다.
by 초록주의

공지사항

카테고리

초록 세상 (581)
행사 안내 (166)
포럼 및 강의 (71)
성명서 및 기사 (20)
초록 정치 (37)
초록 사회 (58)
초록 경제 (16)
초록 문화 (42)
서평 및 발제문 (16)
책 내용 발췌 요약 (30)
자료 (40)
짧은 글 긴 여운 (48)
시인의 마을 (18)
빛으로 그린 그림 (16)
생각의 끝 (0)
The And (0)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