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자크 프레베르'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6.01.05 自由地域
  2. 2015.03.11 잃어버린 시간
  3. 2015.02.09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4. 2013.04.24 열등생
  5. 2013.04.12 고양이와 새

自由地域

시인의 마을 l 2016. 1. 5. 16:28

自由地域


- 자크 프레베르


군모(軍帽)를 새장에 벗어 담고
새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외출했더니
그래 이젠 경례도 안 하긴가? 하고
지휘관이 물었다
아뇨
경례는 이젠 안 합니다 하고
새가 대답했다
아 그래요?
미안합니다 경례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하고
지휘관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할 수도 있는
법이지요 하고
새가 말했다.

잃어버린 시간

시인의 마을 l 2015. 3. 11. 13:24

잃어버린 시간

- 자크 프레베르

 

 


공장 앞에서

노동자가 문득 발을 멈춘다

화창한 날씨가 옷깃을 당긴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빨갛고 동그란 태양을

하늘에서 미소짓는 태양을

친근하게 바라본다

이봐 태양 동지

이거 바보짓 아닐까

이런 날 하루를 몽땅

사장한테 준다는 건?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엘자 앙리께즈에게

-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다음엔

뭔가 예쁜 것을

뭔가 간단한 것을

뭔가 멋진 것을

뭔가 쓸쓸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 다음엔 그림을 나무에 걸어 놓으세요

정원이나

숲이나

깊은 산 속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말고…

때론 새가 빨리 날아들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먹기까지

오랜 세월 걸리기도 하지요

낙심하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몇 년이라도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요

새가 빨리 날아들건 늦게 날아들건

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하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오거든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새가 들어가거든

붓으로 살며시 새장을 닫으세요

그리고

창살을 하나씩 모두 지우세요

새의 깃털이 다쳐서는 안되니 조심해야죠

다음엔 가장 아름다운 가지를 골라

나무의 초상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런 바람

햇빛 속에서 춤추는 먼지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 열기 속 풀숲의 동물 소리도요

이젠 기다리세요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혹 새가 노래하지 않으면

그건 나쁜 징조이어요

그림이 잘못 된 징조이어요

하지만 새가 노래하면 좋은 징조지요

당신이 사인해도 좋다는 징조지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아서

그림 한 구석에 당신 이름을 쓰세요 

열등생

시인의 마을 l 2013. 4. 24. 10:33

열등생

- 자크 프레베르

 
그는 머리로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슴으로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는 그가 사랑하는 것에게는 그렇다고 하고
그는 선생에게는 아니라고 한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고
선생이 질문을 한다
벼라별 질문을 다 한다
문득 그는 폭소를 터뜨린다
그는 모두를 지워버린다
숫자도 단어도
날짜도 이름도
문장도 함정도
교사의 위협에도 아랑곳없이
우등생 아이들의 야유도 모른다는 듯
모든 색깔의 분필을 들고
불행의 흑판에
행복의 얼굴을 그린다.

고양이와 새

시인의 마을 l 2013. 4. 12. 13:12

고양이와 새

 - 자크 프레베르

온 마을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
상처 입은 새의 노래를 듣네
마을에 한 마리뿐인 새
마을에 한 마리뿐인 고양이
고양이가 새를 반이나 먹어치워 버렸다네
새는 노래를 그치고
고양이는 가르랑거리지도
콧등을 핥지도 않는다네
마을 사람들은 새에게
훌륭한 장례식을 치르고
고양이도 초대받아
지푸라기 작은 棺 뒤를 따라가네
죽은 새가 누워 있는 관을 멘
작은 소녀는 눈물을 그칠 줄 모르네
고양이가 소녀에게 말했네
이런 일로 네가 그토록 가슴 아플 줄 알았다면
새를 통째로 다 먹어 치워 버릴 걸
그런 다음 얘기해 줄 걸
새가 훨훨 날아가는 걸 봤다고
세상 끝까지 훨훨 날아가더라고
너무도 먼 그 곳으로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러면 네 슬픔도 덜어줄 수 있었을 걸
그저 섭섭하고 아쉽기만 했을 걸

어떤 일이든 반쪽만 하다 그만두면 안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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