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부는 좋은 시녀지만, 가장 사악한 정부(情婦)이기도 하다.

 

- 프랜시스 베이컨, <수상록> 중 '부에 관하여', 1597년

마을 경제를 살리는 마법의 돈 지역화폐


강사 : 조상우(풀무질책놀이터 협동조합 이사장, 솔대노리 협동조합 이사 및 수원 시민화폐 분과위원장)

종로구 마을공동체 우리마을지원사업 : 혜화 살림 네트워크 만들기 사회적경제 강의 내용입니다.

 

1. (화폐)이란?

 정의와 기능

일반적인 유통수단으로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금화, 은화, 주화 같은 금속이나 지폐, 은행권 따위의 종이로 만들어 사회에 유통시키는 물건이다. 기능으로는 교환·가치척도·가치저장·지불수단 등을 가지고 있다.

 기원

- 물물교환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자급자족적 경제생활 단계를 지나서 물물교환이 지배적이었고, 물물교환시대에는 조개껍데기·곡물·베 등이 물품화폐로 사용되다가 금··동 등이 화폐로 주조되어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강제 통용력이 인정된 지폐나 주화가 화폐로 사용되고 있다.

- 살인 등 신체적 손상에 대한 보상을 하기 위해

- 선물과 빈부 차이 해소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종류

- 실물화폐와 신용화폐(신용통화)

실물화폐란 식량(쌀과 가축 등), 섬유와 피혁, 패류, 금속 같이 화폐로 쓰이는 물건을 말한다. 실물화폐로는 금속화폐가 대표적인데 금과 은은 가치가 높고 훼손되거나 잘 줄어들지 않으며, 품질이 일정하고 생산량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 또한 가치의 변동이 적어 금속화폐를 대표하게 되었다. 동전(주화)은 실제 가치보다 제작 비용이 더 비싸기도 해서 덴마크는 내년부터 실물화폐 생산을 모두 중단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조화폐, 정부지폐, 은행권, 수표(내지는 당좌예금)는 다 같이 신용화폐이다.

- 본위화폐와 보조화폐

본위화폐는 한 나라의 화폐 제도의 기초를 이루는 화폐로 가치 척도 및 가격 기준의 역할을 하는 화폐다. 우리나라는 1891년 은본위제도를 받아들인 후 1901 5 22일 광무5년에 화폐조례가 제정되어 세계적인 금본위제도와 함께하게 되었다. 금본위제란 금화가 불편하자 은행에 금을 넣어두고 그만큼만 화폐를 발행해 그 화폐를 갖고 오면 은행은 그만큼 금을 고객에서 돌려주는 것이다. 금본위제에서 화폐는 일종의 금교환권이다. 금본위제는 점점 축소되다 1971년에 폐지되어 달러본위제로 바뀌었다.

금과 은이 그 소재가치에 의거하여 주조됨에 따라 본위화폐의 기능을 보충하는 보조화폐가 생겨났다. 즉 소액의 본위화폐의 주조는 양이 적어지므로 기술적으로 곤란해져 그 결과 금과 은 이외의 동(), 알미늄, 니켈, 주석 등의 소재가 선정되어 보조화폐로 주조되었다. 이들은 본위화폐와는 달라 소재가치 이상의 액면가치가 부여되어 있는 점에 특색이 있다.

본위화폐의 대용물로서는 보조화폐 외에 법정화폐, 은행권, 어음, 수표가 있다.

- 유통화폐(통화)와 대안화폐

유통화폐는 크게 두 가지로 지폐(대개 은행권을 나타냄), 동전(주화)을 말한다. 이들 중 법률에 의해 강제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힘과 지불 능력이 부여된 현금(정부나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나 동전을 유가증권(상품권, 수표, 어음, 증권, 채권 등)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과 구별하여 법정화폐라고 한다.

대안화폐는 넓은 의미로는 전자화폐, 지역화폐, 상품권 등 법정화폐, 은행권, 어음, 수표 이외의 화폐 기능을 하는 화폐를 말한다.

 현 은행 발행 화폐 제도의 문제점

달러본위제로 담보가 되는 실물 없이 화폐를 발행시켜 신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지불준비금 제도로 실제 실물 가치의 이상의 화폐를 발행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운영비 이상의 이자로 수익을 발생시키며, 노동 없는 이익을 발생과 축적을 조장하여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키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2. 지역화폐(대안화폐)?

 정의

사전적으로 대안화폐는 특정 상품에서 상환될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여기에는 금, , , 기름, 음식과 같은 고정된 양의 상품을 신뢰를 가지고 교역할 수 있는 토큰 코인으로 이루어진 돈에서부터 물리적이지 않은 디지털 증명도 포함한다. 지역공동체 안에서 물건과 노동력을 주고받는 점에서 지역화폐나 지역통화라고도 한다.

지역화폐는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약화(거세)시키고 교환매개로서의 기능에 충실한 화폐 시스템을 지향하는 특정 지역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임의로 설계된 화폐인 임의화폐로 법정화폐와 구별된다.

 지역화폐의 공통 요소

-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임의성

- 법정통화에 비해 통화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성

- 지역 밖으로 가치가 유출되는 것을 막는 엔트로피 억제력

- 지역경제 안에서 자원의 순환을 도와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공동체성

 기원

1983년 캐나다 코목스 밸리 마을에서는 공군기지 이전과 목재산업 침체로 마을에 경제 불황이 닥쳐 실업률이 18%에 이르렀다. 현금이 없는 실업자들은 살아가기 힘들게 됐다. 그러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주민 마이클 린턴이 녹색달러라는 지역화폐를 만들어 주민 사이에 노동과 물품을 교환하게 하고 컴퓨터에 거래 내역을 기록했다. 이것이 세계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지역화폐제도 레츠(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의 시작이다.

 

3. 지역화폐의 필요성

지역화폐는 지역에 돈(법정통화)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1992 20개에 불과하던 지역통화 발행기관은 2011년 중반 224개로 늘어났다. 지역화폐는 법정통화의 대체제 또는 좁고 특별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폐다.

 

4. 지역화폐의 유형

현재 전 세계의 지역화페는 오천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환통화(법정화폐와 교환 가능)

토론토달러(캐나다), 브리스톨파운드(영국), 뵈르글(오스트리아 스탬프 화폐)

 불태환통화

킴카우어(독일), 타임달러인 이타카아워’(미국)

 상호신용통화 : 담보물은 역설적으로 통화 유통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해서

레츠(전 세계)

 지불방식 다원화

낭트 화폐(프랑스)

 

5. 지역화폐의 역할

 법정통화가 매개하지 않는 지역 내 유휴자원(재화, 서비스)의 활용

 현금 유동성 증가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률 감소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지역기업들의 소득 증대

 대부업체 등 약탈적 금융기관에 대한 지역주민의 의존 축소

 지역공동체 구성원 간 교류 확대를 통한 상호연대감 고취

 외부 경기 변동에 의한 지역경제 영향력 축소 및 자립경제 기반 구축

 지역경제의 승수효과 : 자신의 지역에 투자하면 그 외의 지역에 투자할 때보다 세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론

 

6. 전 세계 지역화폐의 예

 우리나라 : 두루

1996 <녹색평론>에 그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된 뒤 1998 3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미내사)에서 '미래화폐'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전의 지역 품앗이 한밭레츠에서 통용되는 노동화폐인 '두루'가 있다. 노동이나 물건을 다른 회원과 거래하고 두루를 벌어 갚는 식이다. 당장 돈이 없어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필요한 것을 채울 수 있다. 필요한 것을 나눔으로써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함께 행복을 누리자는 공동체 화폐다.

 영국 : 브리스톨 파운드

가장 넓은 통화 공간 가진 화폐 중 하나로 법정화폐와 바꿀 수 있으며, 지폐 및 전자 결제가 가능하다. 지방정부가 세금 일부를 지역통화로 받는다.

 프랑스 : 낭트

세계 통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대안 목적 외에 지역 내 소비 촉진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 살리기 위한 통화이다. 상호신용통화로 담보 없이 교환하는 시스템이 참가하는 사업체와 개인들에게 제공되며, 신용카드, 온라인, 모바일로 이용 가능하다.

 벨기에 : 더 레스

지역 소기업과 상인들의 소득 증대가 목적이다. 5천 개 이상 상점들과 소기업이 참여하며, 4만 명 이상이 회원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드 충전시마다 50% 할증된 값으로 교환, 지불하는 카드로 잔고 150레스가 상한가이다.

 일본 : 에코머니 아톰

에코머니는 서비스 영역에서 인적자원 교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도쿄의 다카다노바바 지역 상점 사이에선 아톰 통화가 쓰이는 걸로 유명하다. 만화 주인공 아톰이 그려진 지역화폐다. 자기 젓가락을 가져와 쓰거나 쇼핑백을 반납하는 고객 등에게 비용 일부를 돌려줄 때 사용된다.

 독일 : 킴카우어

지역경제 활성화 수업용 프로젝트 준비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캐나다 : 커뮤니티 웨이

기부를 연계한 할인쿠폰 매개로 한 지역통화이다.

 네덜란드 : 마키

돈을 만들어 순환시킴으로써 지역주민 삶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호주 : 에코

레츠가 가장 활발한 나라로 카툼바 지역의 블루 마운틴 레츠는 90년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레츠로 꼽혔다. 에코(Eco)라는 지역화폐가 통용됐는데 시행 2년 만에 1200명 이상의 회원이 한 달에 800차례 이상의 거래를 했다고 한다.

 

7. 지역화폐의 쟁점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와 충돌할 수 있다.

법정통화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하고 있다면 지역통화는 필요치 않다.

 지역통화는 인플레이션 원인을 제공한다.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그와 정반대이다. 교환 가능한 자원은 넘쳐나되 실제 이 과정을 매개할 통화수단은 부족한 형국이다. 2006년 독일세서 실시한 연구 결과 한 가구가 일상적인 생활품이나 서비스에 지출하는 평균 이자부담률은 40%에 이른다.

 지역통화는 화폐가 아니라 상품권이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법적으로 화폐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서 현행법상 유가증권(교환증서)인 상품권이나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지역통화는 위변조 등 보안상 위험이 크다.

2000년 초 아르헨티나의 지역통화인 끄레디또 2년만에 200만 명 넘게 사용되었으나 2003년 위폐 유통으로 갑자기 사라졌다.

 사람들은 지역통화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 제도와 틀을 바꾸지 않고 두 개의 통화가 함께 양립하면서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 확정해 가는 방법

- 통화제도 최종 책임자인 국가가 지역통화의가치를 인정하고 현행 화폐 시스템 안에 지역통화를 편입시켜 상생 구조를 만드는 방법

 

8. 지역화폐의 가능성

?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마지막 강물이 더럽혀진 후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후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사람이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지금은 사라진 우리나라 최대 재개발 지역
난곡마을의 어린이들이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들의 꿈도 하늘을 날 때가 있겠죠.
비행기를 날리려고 웃고 있는
이 어린이들의 미래도 맑았으면 합니다.
비 개인 하늘처럼요.
이 아이들은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돈, 명예, 권력을 얻을 것이라고요.
아니 단지 자신이 만든 비행기가
잘 날기 바랄 뿐일 것입니다.
어쩌면 사는 건 그게 정답일지 모릅니다.
너무 미래만 바라보며 현재를 희생하는 것도
왕년엔 어쨌느니 하면서 과거에 묻혀 사는 것도 아닌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며,
거기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현재에 불만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미래에도 만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즐거워하는 이 아이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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