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다큐 '가자가자 신군'은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뉴기니아 섬에서 잔류되었다가 상관의 강요로 인육을 먹게 된 오쿠자키 겐조의 고백과 진실을 밝히려는 그의 활약을 보여 준다.

패전 후 천황은 1946년 신년사에서 스스로 신이 아님을 '천황의 인간 선언'을 낭독함으로써 밝힌다. 이에 대해 오쿠자키 겐조는 우리는 신이 우리를 보호한다고 믿고 뉴기니아까지 가서 동료가 죽고 인육을 먹어도 천황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 믿었는데 이제 와서 천황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일본이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해 분노와 경멸을 갖는다. 다큐는 오쿠자키 겐조가 이런 천황에게 빠찡고 알을 던지며 항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오쿠자키 겐조는 전쟁의 책임이 천황에게 있다며 천황의 책임을 추궁하고 고발하기 위해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살인, 폭력, 살인 예비 등의 죄를 지어 수 없이 투옥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두 명의 동료가 전쟁이 끝났는데도 상관에 의해 사살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벌이게 된다.

살아 돌아온 사병과 옛 상관들을 찾아다니며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오쿠자키 겐자는 경찰을 부르려면 부르라며 전화기까지 주면서 폭행을 한다. 또 협박은 물론 자기 아내와 한 노인을 끌어들여 유족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등 갖은 방법을 써서 결국 진실을 밝히게 된다.

진실은 상관의 명령으로 가장 약한 사병을 두 명을 먹기 위해 사살한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오쿠자키 겐조는 동료를 살해하고 인육을 강요한  상관의 집에 찾아가나 상관이 없어 대신 동생을 총으로 쏴 12년 실형을 받고 다큐 개봉 시점에 구속되고 만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국주의의 확대를 위해 신의 군대라며 국민을 전쟁터로 내몬 천황의 책임 문제, 언제 굶어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두 굶어죽는 것보다 약한 병사를 죽여 먹음으로써 자신과 하사관 등은 살겠다는 상관의 문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폭력을 포함한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았던 오쿠자키 겐조의 문제.

모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데, 과연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녹색당의 지금의 행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선거 후 우리는 이 문제에 어떤 결론이든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열띤 토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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