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예쁜꼬마선충(C. elegans)

자료 l 2017. 4. 21. 09:38

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mm 몸 전체에 뉴런이 302개로 기초적인 쾌감회로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벌레는 박테리아를 먹으며서 살아가고, 냄새의 단서를 좆아 박테리아 무리를 잘 찾아낸다. 그러나 도파민을 담고 있는 8개의 핵심 뉴런 집단이 침묵하면(냄새를 감지할 수 있을 때에도) 좋아하는 먹이에 거의 무관심해진다.

 

예쁜꼬마선충은 생물학 중 유전공학이나 해부학, 신경과학 쪽에서 특히 많이 연구하는 생물이다. 다른 선형동물과 비슷하게 체절이 없고, 원통형의 몸을 가지고 있으며 꼬리 쪽으로 갈수록 몸이 가늘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인두, 내장, 생식기관, 그리고 큐티클층이라는 세포 기질로 덮여 있다. 큐티클은 콜라겐 성분의 세포외 기질(extra cellular matrix, ECM)이며 내피에 의해서 분비된다. 큐티클 합성은 유충이 탈피하기 전에 일어난다. 내피에서 오래 된 큐티클 층 밑에 새로 합성된 큐티클을 분비하여 새로운 큐티클 층을 만들고 오래된 큐티클 층은 탈피과정에서 제거된다. 예쁜꼬마선충의 단면은 외배엽에서부터 유래한 바깥 관과 내배엽으로부터 유래한 안쪽 관, 그리고 관과 관 사이의 공간인 의체강(pseudocoelomic space)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깥 쪽 관은 큐티클층과 내피(hypodermis), 분비계와 신경계,근육으로 구성되어 있고 안쪽 관은 인두와 내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체의 경우에는 생식기관도 포함되어 있다.

 

정상적인 예쁜꼬마선충은 체세포 숫자가 959(수컷은 1031)이며, 1,000개에서 2,000개에 달하는 생식세포를 가지고 있다. 발생 과정에서는 원래 1090개의 세포가 만들어지지만 그중 정확히 131개가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과정을 밟아서 세포자살을 행해 사라진다. 그중 신경세포가 또 302. 인간의 신경세포가 1,000억 개인 것을 감안하면 뇌과학을 연구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302개 신경세포 중에 3개의 신경세포가 온도감응신경세포라고 알려져 있다. 예쁜꼬마선충을 먹이가 있는 특정 온도에서 키우다가 온도가 다르고 먹이가 없는 곳으로 이동시키면, 좀 전까지 먹이가 있던 배양온도로 돌아가는 온도주성이 있다. 그러나 온도감응 신경세포를 인위적으로 돌연변이 시킨 선충은 그 기능이 없어진다. , 예쁜꼬마선충의 온도감응 신경세포 온도와 먹이의 조건을 기억, 학습하는 기능을 하며 생명유지에 있어서 필수적인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다세포 생물 중에서 가장 먼저 전체 DNA의 염기서열(인간은 30억 개의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이 분석된 생물이다. 대략 1억 개의 염기 쌍(base pair)의 크기의 DNA를 가지고 있으며, 상 염색체 5(I, II, III, IV, V)과 성 염색체 1(X)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단세포 진핵 생물보다는 조금 많은 염기 쌍을 가지고 있고 인간 유전자 수와 비슷한 수의 약 19,000개의 유전자(gene)을 가지고 있다. 인트론(intron)이 유전자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많은 유전자가 오페론 형태로 배열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오페론식 유전자 배열은 원핵생물의 유전자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꼬마 선충과 몇몇 선형동물은 진핵생물이지만 오페론을 가지고 있다. 꼬마 선충의 유전자는 20,470개의 단백질을 암호화(encoding)하고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크게 2가지의 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암수한몸(자웅동체)이고 다른 하나는 수컷이다. 자웅동체는 성 염색체를 1(2) 가지고 있으며(XX), 수컷(XO)은 감수 분열 시에 아주 가끔 일어나는 염색체의 비분리로 성염색체를 1개 가지게 되었을 때 발생하게 된다. 염색체의 비정상적인 분리 현상이 드물기 때문에 자연에는 주로 자웅동체(XX)가 존재하고 수컷은 자연에 매우 적은 비율(0.1%)로 존재한다. 예쁜꼬마선충은 수컷이 존재할 때에는 유성생식을 하지만, 수컷이 존재하지 않을 때에는 자웅동체가 자신의 정자로 자신의 난자를 수정시켜서 자기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만든다.

 

예쁜꼬마선충은 보통 흙 속에서 유기물과 박테리아를 먹이 삼아 살아간다. 과학자들은 이 작은 동물이 생각보다 깜깜한 흙 속에서 길을 잘 찾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몰랐다. 텍사스 대학(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과학자들은 이 작은 선충이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동물이 지구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투명한 젤라틴이 든 튜브에 예쁜꼬마선충을 넣고 호주, 영국, 하와이 등 다른 지역에서 움직임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동물이 자기장의 방향이 다른 지역에서 다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자기장 감지 감각(magnetosensation)은 사실 여러 동물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지만, 몸길이 1mm의 원시적인 동물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과연 어떤 기관이 자기장을 감지하는지를 연구했다. 여러 신경과학자의 도움을 받은 결과 연구팀은 이 선충의 머리 부분에 TV 안테나 같은 모양을 한 독특한 신경세포(뉴런)을 찾아냈다. AFD neuron이라고 알려진 이 신경 세포는 이전에도 존재가 알려졌지만, 자기장을 감지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아냈다. 즉 연구자들이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을 지닌 자기장감지 신경세포(magnetosensory neuron)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작은 신경 조직은 그야말로 머릿속의 나침판이나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해 땅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사실 과거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다른 동물들에서 이와 같은 감각 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했지만, 정확히 어떤 세포인지는 알지 못했다. 예쁜꼬마선충은 매우 단순한 생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단순한 구조를 가진 덕분에 도움을 준 셈이다. 신경 세포가 많지 않은 단순한 구조로 찾기가 쉬었던 것이다.

Inside the head of the worm C. elegans, the TV antenna-like structure at the tip of the AFD neuron (green) is the first identified sensor for Earth's magnetic field. Credit: Andres Vidal-Ga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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