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주의(녹색주의)

석유, 잔치는 끝났다

 

내일 먹을 음식이 없다면 오늘 내가 먹을 음식을 아껴 내일 자식들을 먹이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아 자식들이 배고파 운다고 내년에 농사지을 씨종자로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는 농부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자식들의 목숨을 볼모로 유한한 자원을 흥청거리며 쓰고 있습니다. 하루나 일 년은 생각하면서 십 년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요.

석유를 비롯한 지구의 자원 대부분은 무한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태양 에너지나 바람처럼 무한히 공급될 수 있는 것인 양 흥청망청 쓰고 있습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저자인 비외른 롬보르는 2010년에 물가를 감안해도 유가는 20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지금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유가는 80달러를 넘어 100달러를 넘보고 있습니다. 석유 정점이 이미 왔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10~15년 뒤면 온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경제 성장을 외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으로 인해 석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런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석유를 물 쓰듯이 쓰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잔치는 우리 세대에서 끝났고 다음 세대에 남길 것은 설거지와 쓰레기뿐입니다. 이것이 다만 석유 한 가지만의 문제일까요.

무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성장주의 경제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와 같습니다. 지구의 자정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오염까지는, 자원의 생산량이 정점에 오기까지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로 고개를 올라가는 것처럼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고개를 넘어서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고개를 넘어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낭떠러지로 추락을 저지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탑승자 모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대형 참사가 불 보듯 합니다.

우리 삶의 방식과 성장 위주의 경제 구조를 완전히 바꾸지 않고서 이런 참사를 피할 방법이 있을까요. 이런 참사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총제적인 정책의 전환과 강력한 지구적인 연대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정책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하고 세계적 연대가 가능한 정치 세력이 필요하며, 현실 정치상 이는 곧 녹색당을 말합니다.

하지만 아직 대중들의 인식이 부족한 현실에서는 녹생당을 창당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언제 혁명적 수준의 전환이 현실적 가능성만으로 이루어졌나요. 다가올 재앙은 기성세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도 이미 충분히 늦었습니다. 언제까지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기만을 기다려야 하나요. 잔치는 우리 세대로 끝내고 설거지와 쓰레기만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책임 회피입니다. 우리가 즐긴 잔치의 설거지와 쓰레기는 우리 세대가 말끔히 치우고 다음 세대에 지속가능한 잔치상을 차려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닐까요. 이제 우리 모두 녹색당 창당에 힘을 합쳐야 합니다. 다음 기회는 이미 늦습니다. 아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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